경영학과 행정학의 관계 — 학문적 이해와 실제적 연결

1. 경영학과 행정학의 기본 개념

먼저, 경영학과 행정학 각각이 무엇을 다루는 학문인지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영학(Business Administration)

경영학은 기업이나 조직이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목표를 달성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때 자원이라 함은 인적 자원, 재무 자원, 물적 자원 등을 포괄합니다. 경영학은 주로 **영리 조직(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효율성, 수익성, 경쟁력 향상, 시장 확장 등을 핵심 관심사로 삼습니다.

행정학(Public Administration)

행정학은 공공부문(정부 및 공공기관)의 조직과 운영, 정책 수립과 집행, 공공서비스 제공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사회 전체의 이익과 공공 가치를 목표로 하며, 효율성뿐 아니라 공평성, 책임성, 민주성, 투명성 같은 가치를 중시합니다.

즉, 경영학은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 행정학은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조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2. 경영학과 행정학의 공통점

비록 출발점은 다르지만, 두 학문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깊은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 조직 관리
둘 다 조직이라는 집단을 대상으로 하며, 조직 내 자원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 목표 지향성
경영학은 이윤, 행정학은 공공복리라는 차이는 있지만, 둘 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합니다.
• 합리성과 효율성 중시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최대의 결과를 얻기 위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론을 추구합니다. 특히 현대 행정학은 경영학의 효율성 원칙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왔습니다.
• 인적 자원 관리
사람을 관리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인재를 적절히 배치하고 개발하는 문제는 두 학문 모두의 핵심 과제입니다.
• 의사결정 이론 활용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다양한 의사결정 이론과 모델을 적용합니다.



3. 경영학과 행정학의 차이점

공통점 못지않게, 두 학문은 분명한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① 목표의 차이
• 경영학은 기업의 수익성과 생존, 즉 이윤 극대화를 궁극적인 목표로 합니다.
• 행정학은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표로 하며, 이윤보다는 공정성과 시민 만족을 우선합니다.

② 운영 환경의 차이
• 기업은 경쟁 시장에서 활동하며 고객을 만족시켜야 살아남습니다.
• 공공기관은 법과 제도, 정치적 환경 속에서 활동하며 시민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조율해야 합니다.

③ 성과 평가 방식의 차이
• 경영학에서는 주로 수익성, 성장률, 시장 점유율 같은 정량적 성과 지표를 사용합니다.
• 행정학에서는 정책 효과성, 서비스 질, 사회적 형평성 같은 정성적 성과 지표가 중요합니다.

④ 재원 조달 방식의 차이
•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 공공기관은 세금이나 공공재원을 통해 운영됩니다.



4. 경영학과 행정학의 관계: 상호 영향과 융합

경영학과 행정학은 단순히 평행선을 달리는 학문이 아닙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으며, 특히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융합되고 있습니다.

① 행정학의 “경영화(Managerialism)”
• 1980년대 이후 ’뉴 퍼블릭 매니지먼트(New Public Management, NPM)’라는 흐름이 등장했습니다.
• 이는 행정기관도 기업처럼 성과를 중시하고, 경쟁 원리를 도입하며,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 경영학의 관리기법(성과평가, 예산관리, 전략적 기획 등)이 공공부문에 대거 도입되었습니다.

② 경영학의 “사회적 가치 중시”
• 한편, 경영학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ESG 경영(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같은 흐름이 강화되면서, 공공적 가치 실현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 사회적 신뢰 구축과 윤리적 경영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③ 공동 문제 해결의 필요성
• 환경문제, 빈부격차, 디지털 전환, 고령화 등 현대 사회의 복합적 문제는 한쪽 학문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협력하여 지속가능한 해법을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경영학과 행정학의 통합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5. 경영학과 행정학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현대적 시각

오늘날 많은 학자들과 실무자들은 경영학과 행정학을 완전히 별개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관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 거버넌스(Governance) 관점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경영학과 행정학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 공공경영(Public Management)이라는 새로운 분야
공공부문에서도 경영학적 기법과 전략을 적용하여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려는 실천적 접근입니다.
•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기업의 형태를 띠지만, 사회적 문제 해결을 주된 목표로 삼는 조직이 등장하여 경영학과 행정학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6. 결론: 경영학과 행정학은 현대 사회의 ‘두 축’이다

경영학과 행정학은 출발점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지만,
오늘날 사회 전체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해 함께 작동해야 할 두 개의 큰 축입니다.
• 경영학은 민간부문의 효율성과 혁신을 촉진하고,
• 행정학은 공공부문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강화합니다.

둘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점점 더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경영학의 “이윤 추구”가 공공성과 책임성을 내포해야 하고,
행정학의 “공공 가치 실현”도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추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경영학과 행정학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모든 리더에게 필수적인 통합적 사고 능력을 기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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