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거집단이란 무엇인가

준거집단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판단과 행동을 이끄는 심리적 기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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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과 판단을 하며 살아갑니다.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직장을 선택할지, 어떤 의견에 동의할지, 어떤 사람을 닮고 싶은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는 일정한 기준과 방향이 존재합니다. 이 기준을 세우고 영향을 미치는 집단이 바로 **‘준거집단(reference group)’**입니다. 준거집단은 인간의 사회적 행동과 태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며, 심리학, 사회학, 마케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분석 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준거집단이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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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준거집단의 개념 정의

‘준거(reference)’는 ‘기준’ 또는 ‘비교의 틀’이라는 의미이며, ‘집단(group)’은 둘 이상의 인간이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는 단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준거집단이란 개인이 자신의 행동이나 태도, 가치 판단, 정체성 형성 등에 있어 기준이나 모델로 삼는 집단을 의미합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준거집단은 반드시 개인이 속한 집단일 필요는 없으며,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청소년이 자신은 아이돌 그룹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그 아이돌은 청소년의 준거집단이 됩니다. 반면 자신이 속한 가족, 학교, 회사도 그 사람에게 기준이 될 수 있다면 역시 준거집단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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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준거집단의 유형

사회학자 허버트 하이먼(Herbert Hyman)은 준거집단을 다음과 같이 구분했습니다.

1) 소속집단과 비소속집단
• 소속집단(member group): 개인이 실제로 소속되어 있는 집단이면서 동시에 기준 역할을 하는 집단
• 비소속집단(non-member group): 개인이 속해 있지는 않지만 그 집단의 가치나 행동을 본받거나 반대로 배척하는 기준이 되는 집단

예를 들어, 한 직장인이 자신의 회사의 규범을 따르고 있다면 그 회사는 소속집단이자 준거집단입니다. 그러나 연예인을 따라 패션을 모방한다면, 연예인 집단은 비소속이지만 강한 준거집단 역할을 하게 됩니다.

2) 긍정적 준거집단과 부정적 준거집단
• 긍정적 준거집단: 동경하거나 닮고 싶은 대상으로 삼는 집단
• 부정적 준거집단: 거리를 두거나 반면교사로 삼는 집단

어떤 학생이 성실한 공부 친구를 본받고 싶어 한다면 그 친구는 긍정적 준거집단이 되며, 비행 청소년 무리를 보며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한다면 그 집단은 부정적 준거집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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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준거집단이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

준거집단은 인간의 행동, 가치관, 정체성 형성, 소비 패턴 등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1) 태도 형성과 가치 판단의 기준 제공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생각과 판단이 어떤 집단의 기대, 시선, 가치 기준 속에서 형성됩니다. 정치적 성향, 종교, 윤리관, 소비 취향 등은 우리가 어떤 집단을 준거로 삼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2) 사회적 동일시와 정체성 형성
개인은 자신이 속하거나 동경하는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청소년기에는 또래 집단, 성인기에는 직장이나 사회적 소속 집단, 노년기에는 종교나 지역 공동체 등이 주요 준거집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동일시는 자아 형성과 자긍심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3) 사회적 통제와 순응 유도
준거집단은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범을 제공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사회적 제재(예: 비난, 소외)를 경험하게 만듭니다. 이는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기능을 하지만, 때로는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압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4) 비교와 열등감, 혹은 동기 부여
사람은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동경하는 집단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감을 형성합니다. 때로는 비교를 통해 열등감을 느끼거나 소외감을 경험하기도 하며, 반대로 이를 극복하려는 성장 욕구와 동기를 자극받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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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양한 분야에서의 준거집단 응용

1) 소비자 행동과 마케팅
기업은 소비자들이 어떤 집단을 준거로 삼는지를 분석하여 광고 전략을 수립합니다. 예를 들어, 청년층이 연예인을 준거집단으로 삼는 경우, 유명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이 효과적입니다. ‘그가 입는 옷’, ‘그녀가 쓰는 화장품’이 곧 소비자에게 구매 동기를 부여합니다.

2) 교육과 또래 집단
학생들은 또래 친구를 준거집단으로 삼으며 학업 태도, 언어 습관, 사회성 등을 형성합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준거집단의 영향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하며, 잘 설계된 학급 문화는 학습 동기와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3) 직장과 조직문화
회사에서도 직장 상사, 동료 집단은 준거집단으로 작용합니다. 어떤 조직은 도전과 창의를, 어떤 조직은 보수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구성원의 직무 만족도, 이직률, 리더십 수용 등에 큰 영향을 줍니다.

4) 사회운동과 집단정체성
페미니즘, 환경운동, 인권운동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서도 참가자들은 특정한 ‘운동 공동체’를 준거집단으로 삼고 자신의 신념과 행동을 정립합니다. 이러한 준거집단은 개인의 신념을 강화하고 행동을 조직화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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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준거집단의 부정적 측면

준거집단은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통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비판 없이 추종하거나 사회적 편향을 강화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1) 획일화와 집단사고(groupthink)
한 집단의 가치와 규범을 지나치게 따를 경우, 구성원 개개인의 비판적 사고와 다양성은 억제될 수 있습니다. 이는 집단 내 오류 판단이나 잘못된 의사결정을 낳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2) 비교를 통한 열등감과 사회적 불안
동경하는 집단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자기 비하나 정체성 혼란을 겪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SNS 시대에는 비교 대상이 쉽게 노출되고, 조작된 이미지가 준거집단으로 작용하면서 심리적 위축을 겪는 현상이 늘고 있습니다.

3) 사회적 배제와 차별
준거집단의 경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타자화하고 배제하는 경향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엘리트 집단이나 지역 집단을 준거로 삼을 경우, 소수자나 비주류는 낙인과 차별을 경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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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론: 어떤 집단을 바라보는가, 그것이 곧 나를 만든다

준거집단은 단순한 인간관계의 한 형태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 태도, 행동,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사회적 기준입니다. 누구를 기준으로 삼고, 어떤 집단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가는 그 사람의 인생 방향과 가치관을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집단을 동경하는가’뿐 아니라 ‘왜 그 집단을 따르는가’, ‘그 집단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자각적으로 돌아보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집단 간의 경계를 낮추고, 서로의 준거 역할을 인정하는 열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는 타인을 기준 삼으며 살아가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이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좀 더 성숙하고 책임 있는 존재로서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